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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시설지원조례 폐지에 대한 발언문]-경인
날짜 : 2024.04.20
첨부파일 : 438822194_934890718430875_6121978113147251697_n.jpg (67.56 KB)

[탈시설지원조례 폐지에 대한 발언문]
전국탈시설장애인공동대표 박경인입니다 저는 탈시설한 당사자이자 발달장애인 당사자입니다.
조례가 있고 없고는 나는 잘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조례없이도 탈시설을 해왔습니다. 근데 탈시설 지원의 근거를 가져오라고 하고, 법이 없으면 우리가 자립할 수 없다고 이야기하니 법도 만들고 조례도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탈시설권리는 권리니까 누가 안된다고 해서 막을 수 있는게 아닙니다. 정작 시설에 있는 당사자의 목소리를 들어본적 있습니까? 우리는 시설에 들어가라고 하면 들어갔고, 방을 옮기라고 하면 밤중에라도 짐을 쌌고, 때론 짐도 없이 옮기기도 했고, 같이 살라는 사람과 살았습니다.
속상한 것은 우리보다 시설에 자식을 맡겨놓은 부모의 말을 듣는다는 것입니다. 왜 시설에 살아야 하는 당사자의 말보다, 시설에 자식을 맡기려고 하는 사람의 말을 더 들으려고 하나요?
장애가 심할수록 시설에서 나올 수 없습니다. 아프다고 다 병원에 살 수만은 없는데, 장애가 심하면 다 시설 가야한다고 말합니다.
나는 지원조례 없을 때 시설에서 나왔습니다. 정착금도 자립지원도 받을 수 없었고, 시설에서는 내가 무연고자인데도, 부모를 찾아 데리고 오라고 말했습니다. 자립의 모든 과정이 어려웠지만, 이 말은 내 마음에 가장 큰 상처가 됐습니다.
지금 시설이용자부모회는 시설에 거주하는 3만명 장애인의 시설 생활을 주장하고 있지만, 이들이 시설에 살고 있는 모든 장애인의 부모는 아닙니다. 이 부모님들의 삶도 안타깝지만, 시설에 자식을 보낸 부모들도 사실 살아보려고 자녀들을 시설에 보낸 것 아닙니까? 엄마 자신은 보석같은 사람입니다. 자식을 위해 자신의 삶을 다 바칠 필요는 없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 자녀들을 시설에 보낼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아마 저의 엄마도 그랬을 것이고요.
그런데 우리도 보석같은 사람들입니다. 우리도 우리의 삶을 시설에 두고 싶지 않습니다.
탈시설 지원조례는 우리의 삶을 지킬 수 있는 한줄기의 방패막 같은 것입니다. 방패막이 없다고 우리가 시설에 갇혀있지는 않겠지만, 없어진다고 생가과니 다시 시설에 돌아갈까봐 큰 두려움을 느낍니다.
우리 모두가 보석 같이 살 수 있도록, 이 조례폐지를 막고 싶습니다. 시설보다 나은 대안이 분명히 있습니다. 시설이용자부모님들, 우리 같이 싸웁시다. 시설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삶과 자유를 위해서! 시설을 유지하려 하지 말고, 시설 밖에서 살 수 있는 제도를 만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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