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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당선인, 할 말 있습니다!
날짜 : 2022.04.05
윤석열 대통령당선인, 할 말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피플퍼스트서울센터에서 동료지원가로 활동하는 문석영입니다.
 
여러분, 올해 대통령 선거에 참여하셨나요? 저도 이 사회의 시민으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습니다. 5월부터는 새로운 정부가 나라를 이끌어갑니다. 새로운 대통령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저는 태어난지 4개월만에 시설에 맡겨졌어요.

22살이 되어서야 시설을 떠날 수 있었습니다. 시설에 있을 때 늘 궁금했어요. 어째서 나는 가족과 함께 살지 못하는 걸까? 너무 슬펐습니다.
 
나중에 가족을 다시 만났어요. 부모님이 많이 아프셔서 저를 시설에 맡겼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상한 말이라고 생각했어요. 부모가 아프고 가난하면 자식이 시설에 가는 게 당연한가요? 우리 사회가 좋은 사회라면, 아프고 가난해도 가족이 함께 살아갈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저의 비장애인 형제들은 시설에 가지 않았더라고요. 불공평하다고 생각했어요.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쉽게 시설에 맡겨지는 현실에 화가 납니다. 탈시설을 외치는 많은 사람들이 ‘시설을 닫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시설을 닫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어요. 우리가 처음부터 아예 시설에 들어가지 않는 것입니다.
 
가족을 찾았지만 저는 혼자 사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부모님이 저 때문에 고생스러울까 걱정됐어요. 이제 성인이니 혼자 살아야 한다고도 생각했습니다. 저처럼 성인이 된 발달장애인이 혼자 살기 위해 꼭 필요한 게 있어요. 집, 일자리, 활동지원 시간입니다.
 
집은 모든 사람에게 가장 기본적인 권리입니다. 저는 활동지원 시간도 아주 많이 필요합니다. 길을 몰라서 헤맬 때도 있고, 지하철을 타는 게 복잡해서 힘들 때가 있거든요. 그럴 때는 도와줄 사람이 있어야 하죠. 발달장애인을 위한 일자리도 많이 만들어지면 좋겠어요. 사람들은 저더러 일하고 싶으면 복지관이나 평생교육센터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된다고 해요. 하지만 그건 돈을 벌 수 없거든요. 저는 돈을 벌고 싶어요. 원하는 걸 사고 원하는 곳에 갈 수 있게요.
 
윤석열 정부! 장애인도 당당한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 사회를 바꿉시다!
무엇보다 윤석열 정부! 장애인을 약하고 우습다고 여기거나 차별하지 마십시오!

 
롯데월드에는 장애인이 놀이기구를 먼저 탈 수 있는 매직패스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런데 매직패스를 사용하려면 꼭 보호자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발달장애인은 보호자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로만 보는 거죠.
 
윤석열 정부는 명심하세요! 우리는 있는 그대로 존중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3.26장애인대회에서,
피플퍼스트서울센터 동료지원가 문석영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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