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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장애인탈시설조례폐지될 것이라, 예상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날짜 : 2024.06.11
첨부파일 : 448232125_967680851818528_3221964578167368043_n.jpg (52.03 KB)
6월,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장애인탈시설조례폐지될 것이라, 예상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오늘 오후 2시, 국회 정론관에서 장애인탈시설조례폐지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진행됐어요. 서미화 국회의원에 이어 전국탈시설장애인연대 공동대표인 박경인활동 발언했고요. 서울시탈시설지원조례를 대표발의한 서윤기 전 서울시의원, 이수미 전국탈시설장애인연대 서울지부 공동대표, 이형숙 서울장차연 공동대표가 발언을 진행했습니다.
박경인 대표의 발언문을 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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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전국탈시설장애인연대 공동대표 박경인입니다. 저는 오늘, 어느 소속이나 대표가 아니라 탈시설 당사자 박경인으로 이 자리에서 발언 하고 싶어서 나왔습니다.
서울시의회가 탈시설지원조례를 폐지한다고 합니다. 저는 처음에 그 말을 듣고 나서, 너무 놀라고 당황스러워서 눈물이 나왔습니다. 시설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더 이상 사회로 못 나오게 되는 세상이 될까봐 너무 두려웠습니다. 그리고, 탈시설해서 사는 의사 표현을 하기 어려운 장애인들에게 다시 시설로 돌아가라고 하는 것 아닐까? 그러다가 나도 다시 시설로 들어가서 살라고 하는 것은 아닐까? 무섭고 마음이 들어 너무 힘들었습니다.
탈시설은 자유로운 삶을 누리는 당연한 권리입니다. 왜 시의회나 국회의원이 바뀔 때마다 우리 삶이 좌우되어야 하나요? 왜 정치인들이 우리의 권리를 함부로 들었다 놨다 하나요? 정말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정치인 분들, 시설을 운영하는 힘이 센 사람들 말만 듣지 마십시오. 장애인을 시설에 보내야 한다는 사람들의 말보다 그 시설에 들어가 살았거나 살아야 하는 사람의 말을 들어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제발 시설에서 살고 있는 장애인들의 목소리, 탈시설해서 나온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주십시오.
그동안 저는 탈시설한 장애인의 말을 들어달라고 몇 번이나 외쳤습니다. 언제까지 제가 이런 자리에 나와 같은 말을 반복해야 하나요? 탈시설을 외치다 돌아가신 분들의 고생은 어디로 갔나요?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서울시는 시설을 더 좋게 하면 장애인들이 잘 산다고 시민들을 속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설에서 살아본 저는 그 말이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시설이 있다고 해도 그곳은 시설일 뿐입니다. 그곳에는 우리의 자유가 없습니다. 시설에는 우리만이 아는 싸늘함이 있습니다. 외출도 외박도 다 기록해야 하고 내 삶을 자꾸 누군가에게 허락을 구해야 하는 사람들만 느끼는 싸늘함입니다.
저는 아기 때부터 23년동안 시설에 살았습니다. 시설에서 사는 동안 저는 사회복지사들에게 예쁨을 받고 싶었습니다. 예쁨을 받으려면 잘 보이려고 눈치를 봐야 했습니다. 진짜 마음을 보여주기보다, 잘 보이려고만 애썼습니다. 내 마음을 억누르면서 살았습니다. 겉으로는 시설에서 잘 사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마음속은 지쳐갔습니다.
그러다가 장애인 권리를 알게 되면서, 자유를 찾아 용기를 내서 탈시설 했습니다. 하지만 탈시설 할 때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잘 몰랐고, 아무 도움도 못 받고 혼자 나왔습니다.
시설에서는 제가 탈시설 한다고 하니까 다른 시설 사람들에게 내색하지 말고 혼자 조용히 나가라고 했습니다. 나갈 때 옷하고 짐만 데려다주고, 같이 맛있게 밥 먹고 끝났습니다. 그런데 나중에는 내 돈으로 다 냈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습니다. 참 씁쓸했습니다.
그렇게 혼자 시설에서 나와서 자유롭기는 했지만, 외롭기도 하고 힘들었습니다. 시설에서 살면서 억눌렀던 마음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면서 많이 아팠습니다. 그래도 내 곁에는 장애인도 사람이고 이 사회에서 함께 살아가야 한다고 말해주는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그 친구들 덕분에 다시 살아갈 힘을 얻었습니다. 지금은 열심히 일도 하고 새로운 동료와 친구를 만나면서 잘 살아가고 있습니다.
장애인이 탈시설해서 힘들게 산다고 해서, 실패했다고 해서 “장애인은 시설에서 살아야 한다”는 말이 정답은 아닙니다. 그것이 우리가 시설에서 살아야 하는 이유가 되면 안 됩니다.
저는 탈시설 한 사람들을 많이 알고 있습니다. 그중에는 탈시설 지원을 잘 받아서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도 있고, 저처럼 탈시설 지원을 제대로 못 받아서 힘들어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만약 사회에서 탈시설한 장애인들에게 충분한 지원이 있었더라면 누구나 저처럼 자립해서 살아갈 수 있을 겁니다. 만약 지역에서 살 수 있는 충분한 지원이 있었다면, 누구도 자식을 시설에 보내겠다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고, 지금처럼 시설을 지키겠다고 싸우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우리가 사회에 나와 살 때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누구나 실수를 통해 배웁니다. 실수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실수하는 것도 실패하는 것도 권리입니다. 실패한다고 해서 “장애인이 시설에서나 살지 왜 나와” 이렇게 비웃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가난하던 장애가 있던 상관없이 누구나 지역사회에서 내 집을 가지고 함께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국회에 계신 분들이 우리의 말을 꼭 들어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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