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장애인탈시설조례폐지될 것이라, 예상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
날짜 : 2024.06.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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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장애인탈시설조례폐지될 것이라, 예상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오늘 오후 2시, 국회 정론관에서 장애인탈시설조례폐지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진행됐어요. 서미화 국회의원에 이어 전국탈시설장애인연대 공동대표인 박경인활동 발언했고요. 서울시탈시설지원조례를 대표발의한 서윤기 전 서울시의원, 이수미 전국탈시설장애인연대 서울지부 공동대표, 이형숙 서울장차연 공동대표가 발언을 진행했습니다. 박경인 대표의 발언문을 붙입니다. -- 저는 전국탈시설장애인연대 공동대표 박경인입니다. 저는 오늘, 어느 소속이나 대표가 아니라 탈시설 당사자 박경인으로 이 자리에서 발언 하고 싶어서 나왔습니다. 서울시의회가 탈시설지원조례를 폐지한다고 합니다. 저는 처음에 그 말을 듣고 나서, 너무 놀라고 당황스러워서 눈물이 나왔습니다. 시설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더 이상 사회로 못 나오게 되는 세상이 될까봐 너무 두려웠습니다. 그리고, 탈시설해서 사는 의사 표현을 하기 어려운 장애인들에게 다시 시설로 돌아가라고 하는 것 아닐까? 그러다가 나도 다시 시설로 들어가서 살라고 하는 것은 아닐까? 무섭고 마음이 들어 너무 힘들었습니다. 탈시설은 자유로운 삶을 누리는 당연한 권리입니다. 왜 시의회나 국회의원이 바뀔 때마다 우리 삶이 좌우되어야 하나요? 왜 정치인들이 우리의 권리를 함부로 들었다 놨다 하나요? 정말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정치인 분들, 시설을 운영하는 힘이 센 사람들 말만 듣지 마십시오. 장애인을 시설에 보내야 한다는 사람들의 말보다 그 시설에 들어가 살았거나 살아야 하는 사람의 말을 들어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제발 시설에서 살고 있는 장애인들의 목소리, 탈시설해서 나온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주십시오. 그동안 저는 탈시설한 장애인의 말을 들어달라고 몇 번이나 외쳤습니다. 언제까지 제가 이런 자리에 나와 같은 말을 반복해야 하나요? 탈시설을 외치다 돌아가신 분들의 고생은 어디로 갔나요?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서울시는 시설을 더 좋게 하면 장애인들이 잘 산다고 시민들을 속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설에서 살아본 저는 그 말이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시설이 있다고 해도 그곳은 시설일 뿐입니다. 그곳에는 우리의 자유가 없습니다. 시설에는 우리만이 아는 싸늘함이 있습니다. 외출도 외박도 다 기록해야 하고 내 삶을 자꾸 누군가에게 허락을 구해야 하는 사람들만 느끼는 싸늘함입니다. 저는 아기 때부터 23년동안 시설에 살았습니다. 시설에서 사는 동안 저는 사회복지사들에게 예쁨을 받고 싶었습니다. 예쁨을 받으려면 잘 보이려고 눈치를 봐야 했습니다. 진짜 마음을 보여주기보다, 잘 보이려고만 애썼습니다. 내 마음을 억누르면서 살았습니다. 겉으로는 시설에서 잘 사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마음속은 지쳐갔습니다. 그러다가 장애인 권리를 알게 되면서, 자유를 찾아 용기를 내서 탈시설 했습니다. 하지만 탈시설 할 때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잘 몰랐고, 아무 도움도 못 받고 혼자 나왔습니다. 시설에서는 제가 탈시설 한다고 하니까 다른 시설 사람들에게 내색하지 말고 혼자 조용히 나가라고 했습니다. 나갈 때 옷하고 짐만 데려다주고, 같이 맛있게 밥 먹고 끝났습니다. 그런데 나중에는 내 돈으로 다 냈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습니다. 참 씁쓸했습니다. 그렇게 혼자 시설에서 나와서 자유롭기는 했지만, 외롭기도 하고 힘들었습니다. 시설에서 살면서 억눌렀던 마음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면서 많이 아팠습니다. 그래도 내 곁에는 장애인도 사람이고 이 사회에서 함께 살아가야 한다고 말해주는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그 친구들 덕분에 다시 살아갈 힘을 얻었습니다. 지금은 열심히 일도 하고 새로운 동료와 친구를 만나면서 잘 살아가고 있습니다. 장애인이 탈시설해서 힘들게 산다고 해서, 실패했다고 해서 “장애인은 시설에서 살아야 한다”는 말이 정답은 아닙니다. 그것이 우리가 시설에서 살아야 하는 이유가 되면 안 됩니다. 저는 탈시설 한 사람들을 많이 알고 있습니다. 그중에는 탈시설 지원을 잘 받아서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도 있고, 저처럼 탈시설 지원을 제대로 못 받아서 힘들어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만약 사회에서 탈시설한 장애인들에게 충분한 지원이 있었더라면 누구나 저처럼 자립해서 살아갈 수 있을 겁니다. 만약 지역에서 살 수 있는 충분한 지원이 있었다면, 누구도 자식을 시설에 보내겠다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고, 지금처럼 시설을 지키겠다고 싸우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우리가 사회에 나와 살 때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누구나 실수를 통해 배웁니다. 실수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실수하는 것도 실패하는 것도 권리입니다. 실패한다고 해서 “장애인이 시설에서나 살지 왜 나와” 이렇게 비웃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가난하던 장애가 있던 상관없이 누구나 지역사회에서 내 집을 가지고 함께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국회에 계신 분들이 우리의 말을 꼭 들어주면 좋겠습니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