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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관리위원회 발달장애인 참정권 차별 진정 기자회견
날짜 : 2020.04.14

피플퍼스트서울센터는 오늘(4월 14일) ‘선거관리위원회 발달장애인 참정권 차별 진정 기자회견’을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진행했습니다.

우리가 모인 이유는 4월 10일과 11일에 진행된 사전투표소에서 발달장애인의 투표권이 무시당했기 때문입니다.

많은 발달장애인이 사전투표 날, 가족이나 활동지원사의 지원을 받아 투표를 하려다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의 거부로 투표를 못했습니다. 이런 일이 왜 일어났냐구요? 발달장애인도 지원인과 함께 투표를 할 수 있다는 규칙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선관위가 멋대로 삭제를 했다고 합니다.

발달장애인이 시민의 권리인 투표권을 선관위가 박탈한 사태에 대해 우리는 인권위에 진정을 넣었습니다.

다음은 김대범 활동가의 발언 전문입니다.

저는 어제 투표를 하러 갔던 발달장애인 당사자가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쫓겨났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사건을 듣고 너무 화가 났습니다. 그리고 어불성설이라는 말부터 먼저 생각났습니다. 어불성설은 논리가 안 맞아 도무지 말이 되지 않음 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제 식으로 뜻풀이를 하면 어쩌지 불쌍한 발달장애인 성인인데 설마 투표권도 뺏기나? 이런 식으로 해석을 했습니다.

선관위는 왜 이런 말도 안 되는 어이없는 결정을 하게 된 것일까요?

해리포터에 나오는 덤블도어는 시간을 뒤로 가게 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이 능력처럼 당시의 상황을 되돌려 떠올려봤습니다.

발달장애인 당사자의 투표를 막은 선관위 직원은 아마 속으로 “잘됐네.. 저런 모자란 발달장애인이 어떻게 투표를 한다고? 쯔쯔 딱하다” 이런 식으로 말했을 것 같습니다.

그곳에 있는 선관위 직원들은 발달장애인당사자를 완전히 무시한 것입니다. 너희는 투표할 권리가 없다. 혐오의 생각을 그대로 내보인 것입니다.

피플퍼스트서울센터는 지난 4월 6일부터 10일까지 발달장애인은 유령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유권자다. 라고 외치며 1인 시위와 기자회견을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발달장애인도 투표할 권리가 있다며, 선거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 중에는 발달장애인의 투표를 도울 공적조력인 배치도 있었습니다. 발달장애인 당사자의 부모나 활동지원사 보다는 공적조력인의 도움을 통해 당사자의 뜻대로 투표할 수 있게 하기 위함입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입니까? 만들라는 공적조력인은 만들지도 않고, 조력인 없이 혼자 투표하던가. 아니면 그냥 가라니요? 선관위는 선거제도의 발전은커녕 오히려 시간을 뒤로 되돌리고 있습니다.

다들 이번 사전투표를 많이 했다고 합니다. 저도 사전투표를 했습니다. 직접 해보니 선거용지는 2장에 투표용지가 너무 길어 헷갈렸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투표용지를 봉투에 넣고 테이프에 붙여넣어야 했습니다. 주위의 발달장애인 이야기를 들어보니 어렵게 도장을 찍었는데, 투표용지를 봉투에 넣으려다 손이 마음대로 안 움직여서 투표용지를 두 번이나 바닥에 떨어뜨렸다고 합니다.

우리는 그동안 발달장애인 당사자가 투표장에서 당황하지 않도록 발달장애인을 위한 모의투표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투표 방법을 모르는 당사자를 위해 실제투표와 똑같은 경험을 채워준다면 발달장애인도 투표를 할 수 있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우리의 주장입니다. 배운다는 것은 책과 글을 읽는 것이 다가 아닙니다. 직접 경험하고 반복하는 것이 배움입니다. 그리고 발달장애인에게 투표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라는 우리의 요구는 당연한 것입니다.

소크라테스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너 자신을 알라” 선관위에게 이 말을 꼭 해주고 싶습니다. 선관위의 역할은 모든 국민이 잘 투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지 소수와 약자, 발달장애인의 투표권을 뺏는 것이 아닙니다.

이번 사태는 선관위가 여전히 발달장애인에 대한 혐오와 편견에 갇혀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발달장애인도 시민이고 사회의 구성원입니다. 이제까지의 선거제도는 비장애인만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이제는 선관위와 정부가 발달장애인을 시민으로 인정한다면 발달장애인의 눈높이에 맞게. 선거제도를 변화시켜야 합니다.

이태원클라스 주인공인 박새로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순간에는 편하겠지. 그런데 말이야” 저는 이말을 그대로 선관위에게 해주고 싶습니다

“순간에는 편하겟죠. 그런데 말이죠. 당신들은 24만 발달장애인의 투표권을 무시한 거야. 우리 발달장애인을 시민으로 인정 안한 거야! 발달장애인을 더 이상 차별하지마라!”

다같이 외쳐봤으면 좋겠습니다.

발달장애인은 유령이 아니다. 발달장애인도 대한민국의 유권자다!

발달장애인 참정권을 보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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